경제타임스 전영진 기자 | HD현대와 테라파워, 현대건설로 이어지는 '한·미 차세대 원전 삼각동맹'의 최고경영진이 서울에서 전격 회동하며 미국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 선점작업에 속도를 낸다. 단순 기술 협력을 넘어 주기기 양산 체계 구축과 EPC(설계·조달·시공)를 망라하는 통합 밸류체인을 완성해 95GW 규모의 미국 원전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HD현대는 정기선 회장과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 겸 회장,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가 서울에서 연쇄 회동을 갖고 소듐냉각고속로(SFR) 기반 ‘나트륨 원자로’ 상용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8월14일 밝혔다. HD현대와 테라파워, 현대건설 3사가 지난 5월 차세대 원자로 사업 협력 MOU를 체결한 이후 Top-Down 차원의 최고경영진 연쇄 회동이 성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회동의 핵심은 단순 연구개발(R&D)을 넘어 실제 commercial-scale(상업용) 공급망을 완성하는 데 맞춰졌다. 테라파워가 보유한 차세대 나트륨 기술에 HD현대의 조선·중공업 기반 정밀 주기기 제조 역량, 현대건설의 글로벌 대형원전 시공 EPC 역량을 결합해 미국 내 노후 원전 대체 시장과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전방위로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미국 원전 설비 용량은 약 95GW로 글로벌 전체의 25%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지만, 가동 원전 다수가 1970년대에 건설돼 대규모 교체 주기에 진입했다. 여기에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 확충이 가속화되면서 기저전력으로서 SMR에 대한 선호도가 급증하는 추세다.
HD현대는 이번 회동을 계기로 원자로 핵심 부품 양산 설비 투자를 조기 추진하기로 했다. 연간 2~3기 분량의 원통형 원자로 용기(RES) 제작 능력을 확보해 테라파워가 추진 중인 미국 와이오밍주 실증 로는 물론 후속 상업용 원자로 공급물량까지 독점적으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HD현대는 2022년 테라파워 지분 투자 이후 2024년 12월 실증용 원자로 용기를 수주한 데 이어, 올해 5월에는 나트륨 원자로 주기기 핵심설비 공급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되며 기술 검증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이번 삼각동맹을 한국 원전 산업이 단순 시공 하도급을 넘어 4세대 차세대 원자로 핵심 공급망(GVC)의 주도권을 쥐는 분기점으로 평가한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기술과 제조, EPC를 아우르는 3사 협력체계는 차세대 원자로 상용화 기간을 대폭 단축하는 촉매가 될 것"이라며 "자체 기술 개발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병행해 급증하는 글로벌 SMR 발전 수요에 기동성 있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