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박상섭 기자 | 대한민국 고령층(55~79세) 취업자가 처음으로 1000만명을 돌파하며 ‘초고령 노동 사회’로의 진입이 본격화하고 있다. 생애 주된 일자리에서는 상징적 정년인 60세에 못 미치는 평균 53세에 퇴직하지만, 연금 등 노후 소득 보장이 턱없이 부족해 74세까지 노동 시장에 머무르는 ‘초장기 근로’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
8월5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는 한국 사회의 노동력 재편과 노후 소득 불안정이라는 구조적 과제를 명확히 보여준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6년 5월 기준 55~79세 고령층 인구는 1701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에 견줘 57만명 증가했다. 이는 전체 15세 이상 인구(4598만4000명)의 37.0%에 해당한다.
또 고령층 취업자는 1012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34만5000명 늘었으며 고령층 고용률은 59.5%를 기록해 높았던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55~64세 고용률은 71.5%로 전년 대비 0.4%p 상승했고 65~79세 고용률 역시 47.8%로 0.6%p 높아졌다. 인구 구조의 급격한 고령화 속에서도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 열기는 식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낸다.
고령층 취업 경험자가 가장 오래 근무한 ‘생애 주된 일자리’에서의 평균 근속기간은 17년 7.1개월로 조사됐다. 성별로는 남성이 21년 8.6개월, 여성이 13년 7.1개월로 남성이 8년 이상 길었다.
그러나 주된 일자리를 그만둔 당시 평균 연령은 53.0세에 불과했다. 법정 정년(60세)에 한참 못 미치는 나이에 주 일자리에서 물러나고 있는 셈이다. 그만둔 사유로는 ‘사업부진·조업중단·휴폐업’이 24.9%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건강상 이유(22.1%)’, ‘가족 돌봄(15.2%)’, ‘정년퇴직(13.2%)’이 뒤를 이었다. 과반수 이상이 정년이 아닌 구조조정이나 경기 불황, 개인적 사정으로 회사를 떠나는 셈이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주된 일자리에서의 은퇴 시점은 53세에 불과하지만, 실제 노동 시장 탈출 시점은 74세에 이른다”며 “50대 초반 은퇴 후 약 20년 이상을 불안정한 재취업 일자리나 단기 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구조”라고 말했다.
고령층의 근로 기간이 늘어나는 가장 결정적 원인은 ‘부족한 노후 소득 보장’이다. 최근 1년간 연금을 수령한 고령층 비중은 52.7%(896만9000명)로 전년 대비 1.0%p 상승했으나, 절반 가량은 연금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연금 월평균 수령액은 88만원으로 전년 대비 2.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성별 격차도 현저해 남성은 월평균 113만원을 받는 반면, 여성은 61만원에 불과했다.
수령 금액 구간별로 보면 ‘25만~50만원 미만’이 37.7%로 가장 많았고, ‘50만~100만 원 미만(33.2%)’이 뒤를 이어 연금 수령자의 70% 이상이 월 100만원 이하의 소액 연금으로 생활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래에 계속 일하기를 희망하는 고령층은 1178만2000명으로 전체의 69.2%를 기록했다. 현재 취업 상태인 고령층의 경우 93.4%가 “계속 일하고 싶다”고 응답해 일자리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보였다.
이들이 일을 계속하고자 하는 주된 사유로는 ‘생활비에 보탬(53.4%)’이 독보적 1위를 차지했으며 ‘일하는 즐거움(36.7%)’, ‘무료해서(4.3%)’, ‘사회가 필요로 함(3.2%)’ 순이었다. 희망하는 근로 연령은 평균 73.6세로 조사됐다.
일자리 선택 기준에서는 ‘일의 양과 시간대(30.8%)’가 가장 중요하게 고려됐으며 ‘임금 수준(20.3%)’, ‘계속 근로 가능성(16.3%)’이 뒤를 이었다. 희망하는 임금 수준은 남성의 경우 ‘300만원 이상(34.9%)’ 선호도가 가장 높은 반면, 여성은 ‘100만~150만원 미만(21.0%)’ 희망 비중이 가장 높았다.
노동계는 고령층 취업자 1000만명 돌파라는 외형적 성과 뒤에 숨은 노동 구조의 취약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14.8%) 및 단순노무직(22.3%) 중심의 고령층 일자리 구조는 저임금·단기 노동에 편중돼 있어 노후 빈곤 해소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