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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5 (토)

[초점] 청년 가고 장년 채웠다…늙어가는 통신업계

주요 5개사 직원 수 9.5% 급감…신규 채용 한파에 고령화
20대 채용 '반토막' 행진…SKB 50세 이상 비중 49%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국내 통신 및 유료방송 업계의 고용 지형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과거 젊고 역동적인 혁신 산업의 상징이었던 통신사들의 인력 구조가 급격하게 고령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채용 시장에 불어닥친 한파로 인해 20대 젊은 피의 유입은 눈에 띄게 둔화된 반면, 기존 임직원들의 정년 연장과 재고용 기조가 맞물리면서 50대 이상 장년층의 비중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통신업계 전반의 인력 효율화 기조 속에 연령대별 양극화 현상이 한층 심화되고 있다.

 

■ 통신·유료방송 5개사 '임직원 10% 급감'…20대 비중 일제히 하락

 

7월8일 통신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유료방송2사(SK브로드밴드, LG헬로비전)가 공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5개 기업의 지난해 전체 임직원 수는 3만3248명으로 집대성됐다. 이는 전년도 기록한 3만6728명과 비교해 불과 1년 만에 무려 9.5%나 감소한 수치다. 구조조정과 인력 자연 감소 등으로 전체 조직의 덩치가 전반적으로 축소된 셈이다.

 

문제는 줄어든 인력의 대부분이 20대 청년층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연령대별 공시 기준이 동일해 직접 비교가 가능한 SK텔레콤,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직, LG헬로비전 등 4개 사의 지난해 20대 직원 수는 총 1093명에 그쳤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무려 20.7%나 급감한 규모다. 이들 기업에서 지난해 20대 직원 비중은 전년 대비 각각 0.4%포인트에서 최대 2.1%포인트까지 일제히 미끄러졌다.

 

반면 50세 이상 장년층의 비중은 기업별로 1.5%포인트에서 4%포인트가량 상승하며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청년의 빈자리를 장년층이 채우며 인력 구조의 단층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기업별 극명한 명암…LG헬로비전 20대 비중 2.3% 최저, SKB 50대 비중 49.2% 최고

 

회사별로 살펴보면 고용 고령화의 그늘은 더욱 짙게 나타난다. 지난해 기준 20대 직원 비중이 가장 낮은 곳은 케이블TV 업계의 강자인 LG헬로비전으로, 전체 직원의 단 2.3%만이 20대였다. LG헬로비전은 최근 5년간의 추이를 보더라도 2023년 7.5%에서 2024년 4.4%, 지난해 2.3%로 매년 반토막이 나는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전년 대비 감소 폭(-2.1%포인트) 역시 5개 사 중 가장 가팔랐다. 뒤를 이어 LG유플러스가 5.5%를 기록했고,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각각 6.8%에 머물렀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최근 5년 사이 20대 비중이 9.5%에서 5.5%로 대폭 주저앉았다.

 

반대로 50세 이상 직원의 영토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넓어졌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50세 이상 직원 비중이 무려 49.2%에 달하며 전체 인력의 절반에 육박했다. 5년 전인 지난 기간 29.2%였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20%포인트나 폭등한 수치다. SK텔레콤 역시 50세 이상 비중이 5년 전 27.7%에서 지난해 38.9%로 11.2%포인트 상승했으며, LG헬로비전(19.7%)과 LG유플러스(19.4%)도 각각 12.9%포인트, 3.8%포인트씩 비중을 키웠다.

 

<기업별 20대 및 50세 이상 직원 비중> (2025년 기준)

기업명  20대 직원 비중   50세 이상 직원 비중 
 SK텔레콤 6.8% 38.9%
 SK브로드밴드  6.8% 49.2%
 LG유플러스 5.5% 19.4%
 LG헬로비전 2.3% 19.7%

 

 

■ SKT·LGU+ 3년 연속 신규 채용 축소…속사정 들어보니

 

이처럼 20대 비중이 바닥을 치는 근본적인 원인은 대형 통신사들이 신규 채용의 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연간 신규 채용 규모는 2022년 540명에서 2023년 427명, 2024년 379명, 지난해 301명으로 3년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지난해 20대 신규 채용은 108명으로, 전년(223명) 대비 절반 이상 토막 났다. LG유플러스 상황도 판박이다. 2022년 898명에 달했던 신규 채용은 지난해 202명으로 급감했으며, 20대 채용 규모 역시 같은 기간 416명에서 지난해 96명으로 줄어들어 100명 선마저 붕괴됐다.

 

이에 대해 기업들은 '나름의 경영 환경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30세 미만 인원이 감소한 것은 비서 직군 등 기간제 계약직 고용이 줄어든 영향이 반영됐다"고 해명하며, "50세 이상 인원이 늘어난 것은 정년퇴직자 가운데 계약서 검토 등 높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일부 영역에서 재취업 형태의 계약직 채용을 늘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련한 전문 인력의 재고용이 고령화 지표로 나타났다는 취지다.

 

LG헬로비전 관계자 또한 "기존 구성원들이 장기 근속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연령대가 상승한 것과 동시에, 유료방송 사업 환경 변화에 맞춰 채용 구성에 변화를 준 결과"라고 전했다. 실제로 LG헬로비전은 지난해 10월 대대적인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인력 효율화에 나섰고, 같은 해 12월에는 오랜 상암동 본사 시대를 마감하고 경기 고양시 삼송지구로 사옥을 이전하는 등 경영 효율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 'AI·AX 대전환' 기치 든 KT, 홀로 고용 영토 확장 '눈길'

 

업계 전반에 휘몰아친 고용 한파 속에서 유독 KT의 행보는 도드라진다. 타사들이 채용을 줄일 때 KT는 신규 채용 규모를 2023년 254명에서 2024년 379명, 지난해 561명으로 꾸준히 확대해 대조를 이뤘다. 연령 구조를 20~30대 묶음으로 공시하는 KT의 지난해 2030 직원 수는 3899명으로 전년보다 2.6% 증가했다.

 

이 같은 청년 인력 가속화의 배경에는 KT가 전사적으로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및 인공지능 전환(AX)' 중심의 체질 개선이 자리 잡고 있다. 전통적인 통신 업무 영역의 인력은 효율화하되, 미래 먹거리인 AI 인프라와 AX 솔루션 부문에는 젊은 전문 인재들을 대거 수혈하는 전략이다.

 

KT 관계자는 "회사의 핵심 비전인 AI·AX 기업으로의 성공적인 전환을 위해 관련 전문 인력 채용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라며 "이러한 청년 및 전문 인재 중심의 채용 기조는 향후에도 변함없이 이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전통적인 통신 시장의 정체 속에서 통신사들은 인공지능과 미디어, 플랫폼으로의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용 지형의 변화는 단순한 연령대 증감을 넘어, 기업이 처한 생존 전략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재취업 중심의 고숙련 장년층을 활용하는 안정 지향형 전략과, AI 중심의 젊은 수혈을 택한 혁신 지향형 전략 중 과연 어느 쪽이 미래 통신 시장의 승자가 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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