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전영진 기자 |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사장이 중동 최대 금융 행사 무대에 올랐다. 인도네시아와 미국에서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잇달아 성사시킨 데 이어, 이번엔 ‘오일머니’가 흐르는 중동으로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세계 금융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는 중동에서 국제 금융 리더로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월10일 한화생명에 따르면 김 사장은 8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금융주간(ADFW) 2025’ 글로벌 마켓 서밋에서 개회사를 하며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김 사장은 11일까지 현지에 머물며 글로벌 투자자들과 직접 만날 예정이다.
ADFW는 글로벌 주요 금융 리더들이 대거 모이는 중동 최대 금융 행사다. 참석자들이 운용하는 자산만 62조달러(약 9경원)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이 넘는다. 이번 행사에는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회장,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김 사장이 이런 국제 금융 행사에서 단순 참관이 아닌 개회사를 맡은 것은 의미가 크다.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 한화자산운용, 한화투자증권 등 한화 금융 4개사가 ADFW에 처음 참여하면서 메인 후원사인 ‘프리미어 파트너’(최고 등급) 자격을 얻었기 때문이다. 전략적 파트너로서 참가하는 글로벌 투자은행(IB) UBS, HSBC 등보다 높은 등급으로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며, 아부다비 국부펀드(ADQ)와 함께 행사의 주요 의제를 이끄는 핵심 파트너로 자리했다.
김 사장은 개회사에서 “한국과 UAE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DNA를 공유하고 있다”며 “아부다비의 시장 인프라를 바탕으로 새로운 금융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아부다비가 전통 금융과 가상자산을 아우르는 ‘글로벌 금융 실험실’로 부상한 만큼, 이곳을 중동 자본 유치의 거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ADFW 참석은 곧바로 성과로 연결됐다. 한화자산운용은 이날 미국 힙합 거물 제이지(Jay-Z)가 공동 설립한 미국 투자사 마시펜 캐피털 파트너스와 손잡고 5억달러(약 7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K-컬처와 라이프스타일 산업 전반에 투자하는 이 펀드는 김 사장이 강조해 온 ‘투자처 다변화’의 일환이자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김 사장이 2023년 글로벌 지휘봉을 잡은 이후 한화생명의 해외 사업은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동남아-미국-중동’으로 이어지는 금융 벨트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한화생명은 2023년 인도네시아 리포손해보험을 인수한 데 이어, 올해 6월 노부은행 지분 40%를 확보했다. 한화투자증권도 인도네시아 칩타다나증권 지분 80%를 인수하며 동남아 공략에 힘을 보탰다. 7월에는 한화생명이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지분 75%를 사들이며 세계 최대 금융 시장인 미국 본토에도 교두보를 마련했다.
한화생명은 올해 3분기까지 해외 법인 연결 순이익으로 491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부터는 벨로시티 실적도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만큼, 해외 사업의 기여도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