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여원동 기자 |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1월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 부품인 로봇 관절 구동계 분야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성능 반도체 패키징의 핵심인 FC-BGA(Flip Chip-Ball Grid Array)에 대해서는 수요 확대에 대응해 증설 투자를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FC-BGA는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여 전기 신호와 에너지를 전달하는 고집적 패키지 기판이다. 과거에는 가느다란 금선으로 칩과 기판을 연결하는 '와이어 본딩' 방식을 주로 사용했으나, FC-BGA는 칩을 뒤집어(Flip) 수천 개의 미세한 전도성 돌기(Bump)로 기판과 직접 연결하는 방식을 채택한다.
이 방식은 신호 경로를 단축해 데이터 전송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으며, 전력 손실이 적고 열 방출 효율이 뛰어나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서버용 CPU, GPU 등 고성능 연산이 필요한 AI 반도체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필수적인 부품으로 꼽힌다.
특히 최근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나서면서, 더 넓은 면적과 고다층 구조를 구현해야 하는 FC-BGA의 기술적 난도는 높아지고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장 사장은 이날 라스베이거스 윈 호텔에 마련된 삼성전자 CES 단독 전시관을 둘러본 뒤 기자들과 만나 반도체 기판과 로봇 사업 전략에 대한 구상을 공개했다.
그는 “센서, 카메라 등 삼성전기가 축적해 온 전자부품 사업은 휴머노이드 로봇과 구조적으로 잘 맞는다”며 “피지컬 AI 확산과 함께 로봇용 전자부품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휴머노이드 로봇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손과 팔”이라며 “로봇 관절 구동계 등 관련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 사장은 앞서 올해 신년사에서도 “AI와 로봇이라는 새로운 성장 시장에서 ‘1등 기술’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자”고 강조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기는 최근 초소형 고성능 전기모터 제조 핵심 기술을 보유한 노르웨이 알바 인더스트리즈에 수백만 유로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이는 휴머노이드 로봇 손에 탑재되는 액추에이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로 해석된다.
로봇 산업 성장과 함께 더 작고 가벼우면서도 강력한 출력을 구현하는 구동 시스템 수요는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인텔마켓리서치는 글로벌 로봇 핸드 시장 규모가 2024년 1억800만 달러(약 1586억 원)에서 2032년 6억9,600만 달러(약 1조224억 원)로 약 10배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기판 사업과 관련해 장 사장은 FC-BGA 증설 투자 여부에 대해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FC-BGA는 반도체 칩과 기판을 플립칩 방식으로 연결하는 고성능 패키지 기판으로, 기존 와이어 본딩 방식 대비 전기적·열적 특성이 뛰어나다. 삼성전기의 FC-BGA 생산 가동률은 올해 하반기 풀가동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나서면서 삼성전기의 FC-BGA 공급처도 확대되는 추세다. AMD, 아마존, 애플, 구글 등이 주요 고객사로 꼽힌다.
이와 함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Multi-Layer Ceramic Capacitors)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MLCC는 AI 데이터센터,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주행 산업 확산에 따라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 부족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기가 올해 2022년 이후 4년 만에 영업이익 1조 원 클럽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